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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의 에세이/토마스의 커피 생각

과연 우리는 ‘스페셜티 커피’를 제대로 소비하고 있는가? #beansnotmachines

by CGT 토마스 2023. 6. 2.

안녕하세요!

 

제목이 다소 웅장하고 자극적이죠? 허허

 

이번 글은 최근에 크게 공감하는 논제가 시작되는 듯 하여 오랜만에 제 견해가 담긴 긴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바로 ‘현재 소비자가 가장 고려해야 할 스페셜티 커피의 요소’ 입니다.

 

해외에서는 #beansnotmachines 라고 이미 이 글에 대한 스포를 해버리는 해시태그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죠 허허

 

 

먼저 영상에 대한 소개를 랜스 스타일(매우 길어질 수 있다는 뜻)로 설명하고, 전에 소개한 ‘2023 바스켓 전쟁’ 글에서 잠깐 언급했던 제가 생각하는 ‘현재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대한 얘기를 좀 더 넓게 펼쳐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그럼 긴 글 시작하겠습니다.

 


 

#beansnotmachines 해시태그의 시작은 한국 시간으로 4월 26일, 세계 라떼아트 대회 2회 챔피언이자, 미국 오닉스커피랩(Onyx Coffee Lab)의 도매 총괄, 그리고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커피유튜버, 랜스 헤드릭(Lance Hedrick)“궁극의 그라인더 토론: 내 유튜버 인생 중 가장 중요한 영상” 이라는 아주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현재 홈카페 시장에 관련된 영상을 올렸습니다.

(랜스 스타일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마지막에 요약글만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MOST IMPORTANT VIDEO I'VE EVER MADE: Ultimate Coffee Grinder Discussion - YouTube

‘궁극의 그라인더’ 얘기로 어그로를 심하게 끌었지만 더 중요한 얘기를 하는 영상

 


 

귀요미 랜스의 환한 미소, 우리가 SNS나 커뮤니티에서 봐왔던 엄청난 수의 그라인더와 함께 “Ultimate Grinder”라는 매콤한 양념을 버무린 제목으로 커피 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영상을 하나 업로드했습니다.

 

영상을 시작하며 랜스는 쏟아지는 수많은 가정용 또는 가정에서까지 쓰이는 상업용 하이엔드 그라인더들에 대해 얘기합니다.

 

사람들은 이미 다양한 그라인더가 나오는 지금 시점에서 그 도구를 직접 사용해보거나 스펙을 잘 살펴본 뒤 본인 만의 기준으로 장비를 선정해서 사야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어서,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좋은 그라인더를 구매한 뒤 '최근 내 깔쌈한 홈 카페 장비 현황'을 자랑하는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혹시 나도 지금 그라인더보다 더 좋은 그라인더를 사야하는게 아닐까?' 하는 구매 뽐뿌에 올라타 보다 높은 스펙을 장비만을 쫒아가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설명하죠.

 

유튜브에서 다양한 커피 장비를 리뷰하는 랜스는 '어떤게 가장 좋은 그라인더인가요? 또는 감가가 나쁘지 않은 그라인더는 어떤거죠?'하는 질문이 꾸준하게 들어온다고 말하죠.

 

매달 새로운 ‘궁극’의 그라인더가 출시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소비하는 금액이 기업의 마케팅에 홀려 본인만의 기준 없이 소비되는 상황을 랜스는 안타까워했습니다.

 

물론 충분히 이런 장비에 대해 RPM, 버 간극 등 여러 요소들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이 커피를 즐기는 요소 하나이며, 우리의 친절한 랜스는 그런 분들을 위해 모든 그라인더들을 리뷰해주기로 약속했죠. (사소한 걸로 연락할 때마다 다 대답해주는 랜스, 정말 나이스 가이입니다)

 

이런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는 커뮤니티에게 랜스는 지금 우리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두가지라고 제시합니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CoffeeCollective 로스터리

 

먼저, 이 영상의 주제, '우리가 사용하는 커피'입니다.

 

그라인더가 얼마나 좋던, 머신의 성능이 하이엔드를 넘으려하던, 우리가 마시는 커피 자체가 좋지 않은 커피일 수도 있다는 점이죠.

 

다음달에도 나올 새로운 그라인더에 우리의 자원과 금액을 투자하는 대신, 우리 주변의 커피 구매의 투명성을 공하는 로스터리에 투자해 보다 나은 커피를 제공받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제안합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가 얼마나 투명하게 거래되는지를 소개하는 로스터리에서 보다 나은 로스팅으로 제공되는 품질 좋은 커피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하죠.

 

물론 이런 로스터리를 찾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설명하죠. 심지어, 이런 움직임을 매년 일관되게 보여주는 로스터리를 찾는 것이 일관성 높은 그라인더를 찾는것 보다 어렵다고도 말합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구매하는 구매력이 투명성을 보장하려 노력하는 로스터리에게 금전적인 보탬이 되어주고, 그것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구매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로스터리에서는 소비자가 소비하는 금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는 체 넘어간다고 경고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잡아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랜스는 제안합니다.

 

몇몇 해외커피 로스터리-영상에서는 Sey, Tim Wendelboe, CoffeeCollective, Onyx, 유튜버 카일이 새로 오픈하는 September 등-에서는 이미 커피 산지 및 프로듀서 정보부터 시작해, 현지구매가 등의 거래 투명성을 항상 제공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해도 산지에서 프로듀서에게 구매한 금액이 정당한 방식으로 책정된 가격인지는 몰라도, 최소한 우리가 소비하는 금액이 산지를 떠난 이후로부터 어떻게 처리되었는가를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중간 업체에서 너무 많은 마진을 가지고 가지는 않는지 소비자로서 알아야한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지금 같이 환경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점점 퀄리티가 떨어지는 커피를 품질에 맞지 않는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 로스터리에 이런 거래 투명성을 제공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랜스는 우리가 현재 커피 시장에서 힘있게 트렌드를 쫒아갈 수(chase) 있는 이유가 바로 ‘맛있는 커피 한잔’을 위해서이고, 커피를 만드는 수많은 과정 중에서 장비는 그저 일부라고 설명하죠.

 

예를 들어 제임스 호프만의 레시피를 따라했지만, 커피 자체가 맛이 없기 때문에 맛이 없는 커피가 나올 수도 있으니, 커피도 살펴보고, 추출환경도 둘러보고, 어느정도 맛이 나오는 커피를 만났을 때 그 때 그라인더나 장비를 살펴보고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하는 타이밍이라고 설명합니다.

 

랜스는 그래서 산지에 따라 가장 그 산지의 커피를 잘 표현하는 로스터리를 골라서 마신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런 로스터리에게는 그들이 가장 윤리적으로 커피를 구매하는 로스터리이기에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고 덧붙이죠.

 

커피는 말도 안되는 로스팅을 하는 로스터리에서 가성비 원두를 찾으며 그라인더는 몇백만원이 넘어가는 상황보다는 좋은 커피를 구매해서 어느정도 성능을 갖춘 가성비 그라인더를 구비하는 상황이 보다 나은 커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는 그라인더에 성능에 따른 수요가 높아 추가 구매가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에서도 그런 수요를 따라 그라인더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런 와중에 리뷰어인 랜스 본인이 ‘이제 최고 그라인더는 이거입니다’라고 설명해서, 기존의 최고 그라인더를 팔아버리고 새로운 그라인더를 사는 분별력 없는 상황은 좋지 않다고 얘기하죠.

 

 

그러면서 랜스는 드디어 두번째 주제로 ‘물 성분’에 대해 소개합니다.

(기나긴 설명 뒤에 나왔지만, 매우 짧게만 설명하고 넘어갑니다 허허…)

 

물론 총경도, 일반경도, 알칼리니티 등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 얘기들이 가득한 주제지만, 이미 온라인에는 충분히 이런 주제들을 설명하는 글들이 많다고 랜스는 설명합니다.

 

간단한 베이킹 파우더, 소금을 사면서 용액을 만드는 방법도 있으니 참고하라고 말하죠.

 

그러면서 강조하는 또 한가지는 결국 이런 맛있는 커피를 찾아가는 여정은 ‘내가 주체가 되야한다’고 설명하면서, 수많은 옵션들-커피를 바꿔보는 것, 지금 커피에 지불하는 돈을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써보는 것, 그리고 물 성분을 바꿔보는것-을 다 시도해본 후에도 결과에 만족하지 않을 때, 그 때 다른 그라인더를 사용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랜스는 본인이 유튜브를 운영하며 끊임없이 목격하게 되는 ‘내가 제대로 된 머신을 샀는지’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내 깔쌈한 홈카페 장비’ ‘빼먹은 장비는 없는지’ ‘이대로 충분한건가’ 등의 주제를 이제는 ‘우리가 사용하는 원두가 좋은지’, ‘우리가 구매하는 로스터리가 제대로 구매를 하고 소개하는지’의 주제로 열정과 자본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라고 주장합니다.

 

Die Trivin’(Travel+Living)을 얘기하며 커피의 세계를 탐험하자 라는 마무리 멘트로 영상을 마무리합니다.

 


 

휴, 이렇게 기나긴 얘기를 15분동안 쭉 얘기하는 영상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너무 장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보다 좋은 품질의 커피를 구매하는 구매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는 로스터리에 투자해 좋은 원두를 받는 것이 더 나은 커피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한잔의 커피를 만들 때 필요한 요소 중 장비는 최후반에 작용하는 요소이니, 다른 수많은 요소-특히, 좋은 원두와 추출원수-에 대해 먼저 탐함하고 장비에 대한 차이를 느껴보는게 좋다’로 축약되는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이 포스팅 된 후,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에서는 렌스 헤드릭이 선언한 현재 소비자가 가장 고려해야 할 요소에 관련된 글이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이 올라왔습니다.

 

Lance Hedrick (u/lance-hedrick) - Reddit

 

lance-hedrick님의 활동 한 눈에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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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reddit.com

/LanceHedrick 레딧 글 발췌
/LanceHedrick 레딧 글 발췌

 

일부는 랜스가 말하는 장비가 아닌 우리가 구매하는 원두에 집중하자는 메세지에 크게 동의하지만, 다른 일부(주로 업계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거래투명성이 없는 로스터리를 너무 매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면 반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굳이 제 가격에 맞게 판매되는 커피를 커피를 수입해서 판매하는 모든 거래내역를 공개하는 것이 옳은 행위인지, 언급하는 모든 로스터리들이 본인들의 커피를 비싸게 판매하기 위한 마케팅요소가 아니냐며 비판하기도 하죠.

 

랜스가 참 아쉬운 부분이 이런 메세지를 전달하면서도 항상 단편적인 면만 전달하다보니 메세지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는 부분도 있고, 나중에 꼭 추가해명을 해야하는 상황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본인이 이미 스스로가 언급하는 소위 ‘거래투명성을 보장하는 로스터리’에 근무를 하다보니,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최근 오닉스커피랩에서 재정 및 운영현황을 공개했을 때, 구매자들은 ‘직원들이 병원에 가는 돈까지 우리가 내야하는거냐?’ 라며 한참 불타올랐던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랜스는 본인은 비단 스페셜티 커피를 소비하는 구매층뿐만이 아닌 소위 ‘마트 커피’를 사마시는 사람들도 본인의 영상을 보고, 모든 사람들이 일부 커피애호가들 처럼 이런 투명성에 대한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메세지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본인이 너무 장비에만 치우쳐 인스타 포스팅을 했으니, 본인부터 본인이 즐겨마시는 커피를 최소 일주일에 한번은 올리겠다고 하죠.

 

국가/농장/프로듀서/가공방식/가격/로스터리/개인적인 커피노트 와 해시태그를 포함한 포스팅을 공유하자고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랜스는 본인이 얘기하는 이런 투명성을 보장하는 전세계의 로스터리는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고 말합니다.

 

The Pledge - transparency.coffee

 

The Pledge - transparency.coffee

The Pledge - A common code for transparency reporting in green coffee buying. Read The Pledge and learn more about our intentions, vision and commitment.

www.transparency.coffee


 

휴, 드디어 우리 수다쟁이 랜스의 최근 영상과 해시태그에 대해 랜스처럼 얘기해보았습니다.

 

지금부터는 제 생각을 천천히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우선 저는 랜스가 가장 마지막에 언급한 ‘본인의 주관을 가지고 커피를 즐기는 것’에 대해 무조건 동의를 합니다.

저의 현재 주관은 ‘너무 치우쳐진 생각을 하지 않기'입니다.

 

이제껏 너무 트렌드를 내세우는 커피들만 따라다니는 편이었고, 과거에 경험했던 커피들은 이미 너무 충분히 경험했다고 오만했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해외 로스터리를 가리지 않고 커피를 즐기기도 하고, 다른 방식의 로스팅 스타일도 계속 시도해보면서 다양한 커피의 모습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주로 필터커피를 선호해왔지만, 같은 원두를 에스프레소로도 마셔보고, 밀크와도 함께 꼭 섞어먹어보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랜스가 언급한 “원두, 추출원수, 장비” 이 세가지에 대해서는 사실 셋 다 최종 결과물인 한잔의 커피에는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커피는 비교적 물과 장비의 영향을 적게 받는 편이고, 추출원수가 취향에 맞으면 어느정도 평균은 표현해주는 커피를 선사하고, 장비를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 현재 상황에 최선의 세팅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이죠.

 

미국 뉴욕 SEY의 원두 카드. 농장구매가부터 모든 운송비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다.

 

그렇다면 제가 이 영상에서 이 영상에서 크게 공감했다는 요소는 무엇인가?

 

바로 ‘거래투명성’입니다.

 

저는 스페셜티 커피를 경험하면서 로스터리들의 전달하는 메세지 중 가장 납득이 된 경우가 바로 ‘로스터리가 커피를 거래하는 과정 중 지급한 자금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힐 때’였습니다.

 

 

커피업계에서 근무를 하는 입장, 그리고 커피를 깊게 파고 사랑하는 커피애호가의 입장에서 로스터리들이 전달하는 메세지가 마케팅적인 요소로 제게 다가오기 시작했을 때, 그들이 전달하려는 메세지는 크게 와닫지 않았기 때문이죠.

 

많은 로스터리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얘기하지만 농장에서 직접 생두를 받아서 판매하는 로스터리는 현저히 적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로스터리들이 중간 생두업체를 통해 구매하는 입장이고, 소개하는 멘트들이 생두업체에서 소개하는 멘트 그대로 소개하기 때문에 과연 산지와 농장, 그리고 프로듀서에 대한 이해가 깊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어차피 로스터리를 운영하며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커피를 생두업체에서 공급받아 로스팅해서 제공하는 것이 현재 그 로스터리의 현재 상황이라면, 그 철학을 풀어내는 메세지보다는 직설적으로 우리가 구매하는 커피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써내려온 생각이 너무 세속적이고 현재 운영되는 로스터리들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중간 생두업체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두가를 너무나도 쉽게 소비자가 검색해볼 수 있는 상황이고, 심지어 그 생두가 해외 생두업체를 통해 받은 커피라면 해외 생두업체의 가격까지도 알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커피를 ‘생각이 담긴 메세지를 전달하며 납득이 되지 않는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하려는’ 마케팅적 요소보다는 내가 지불하는 금액에 출처를 아는 상황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과테말라 로스마 농장의 알레한드로와 프레디 모랄레스 형제

 

이 상황은 산지에서도 걱정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제가 만났던 과테말라의 로스마 농장 및 생두회사의 프로듀서, 알레한드로 모랄레스는 본인의 커피를 생두업체가 아닌 소규모 로스터리에게만 판매하고 싶다고 얘기했었습니다.

 

그 이유로 중간 생두업체에서 산지에서 프로듀서들이 전달하고 싶은 커피에 대한 소개 없이 간략한 정보와 노트만 제공된 채로 판매되는 상황이 싫다고 말했죠.

 

로스마 농장 뿐만 아니라 제가 연락해왔던 농장의 대부분이 중간업체를 두고 거래를 하는 것보다는 다이렉트로 거래하는 것을 더 선호해왔습니다.

 

물론 그 해 수확한 커피를 전부 판매하는 것이 농장에게는 최고지만, 산지에 있는 스페셜티 커피 프로듀서들은 일반 커머셜 커피가 아닌 소중한 스페셜티 커피를 재배하는 본인들의 노력이 온전히 구매자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농장에서 본인들의 생두가공에 대한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작은 로스터리도 충분히 농장에게 특별한 가공을 부탁해 나만의 커피를 제공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180 커피 로스터스에서는 리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산지에서 180커피만의 생두를 공급받기도 하죠.

 

(최근 벙커컴퍼니에서 소개하는 특수가공 커피들도 박승규 대표가 직접 산지에 부탁해서 받은 커피라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 이 부분은 제가 GeeksnDose 사이트에 올린 같은 글에 올라온 댓글 덕분에 수정할 여지가 있어 자세한 내용은 댓글을 참조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 두 업체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생두업체가 아니지만 산지와의 연락을 통해 로스터리만의 커피를 소개하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로스터리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라는 단어를 중간 생두회사를 통해 수입해오는 상황에서 마케팅 요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직수입하는 상황이라면 로스터리만의 강점이 생길 뿐만 아니라, 거래투명성과 같이 ‘다이렉트 트레이드’라는 단어의 신뢰도를 보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모든 로스터리가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해서 커피를 수입해오면 해결되는 문제일까요?

아쉽게도 규모의 경제로 인해 중간 생두업체가 판매하는 생두가격이 직거래를 해서 구매해오는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고 생두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로스터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거래 투명성’을 보장하는 로스터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거래내역을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오닉스커피랩과 세이의 경우 본인들이 수입해오는 커피와 그 커피를 소개하는 생두업체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물론 본인들이 구매한 커피구매내역도 같이 소개하죠.

 

그렇기 때문에 로스터리를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에서도 보다 객관적인 지표를 소개하고 철학의 설득력을 위해 생두업체에 이런 정보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가향/무산소 커피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을 때 우리는 농장에 투명성을 강력히 요구해왔지만, 과연 우리가 현재 영위하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은 투명한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어떤 요소가 커피를 즐기는 것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원두? 그라인더? 추출원수? 혹시 커피를 마시는 나의 멋진 모습? 허허

 

 

여러분이 생각하는 커피에서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서로 공유했을 때, 보다 건강하고 건설적인 커피시장의 발전을 위한 토론이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글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카페인 충만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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