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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의 에세이/토마스의 커피 생각

최근 핫한 가향/무산소 구분에 대한 간단한 글

by CGT 토마스 2023. 5. 30.

오늘도 느긋하게 커뮤니티를 둘러보다 갑자기 가향/cm 구분에 대한 논제가 아직도 많은 커피인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어 가볍게 이 논란에 대해 정리해보려 합니다

 

이 모든것을 시작하기 전, 먼저 무산소 가공에 대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무산소 가공(anaerobic process)는 말 그대로 '커피체리를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발효함'을 말합니다. 이로 인해, 발효 과정 중 커피씨앗에 더 많은 향미를 투입할 수 있게 됩니다.

 

 

 

무산소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죠.

 

그레인프로백에 체리를 넣고 묶어, 발효되는 과정에서 Co2가 생산되며 산소가 적어지게 발효하는 방법이 있고

 

돈이 좀 있는 가공시설에서는 스탠 통에 넣어 시작부터 인위적으로 Co2를 주입, 산소를 배출해낸 환경에서 발효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전자는 일반적인 무산소발효의 기초가 되는 방식이고, 후자는 와인에서 사용되는 C/M(Carbonic Maceration) 가공으로 사샤 세스틱이 2015년도 월챔에 소개하며 돌풍을 일으킨 가공 방식이죠

 

큰 개념의 무산소(anaerobic) 가공 아래 C/M이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C/M은 사샤의 주도 아래 확실히 기록되고, 재현이 가능하며, 외부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띄고 있습니다.

 

 

 

이 표에서 anaerobic이랑 CM을 비교해보시면 좀더 이해하기 쉬울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으로 가향 커피의 종류를 알아볼까요?

 

1세대 가향커피로는 우리가 흔히 아는 "헤이즐넛 커피" 같은 오일을 같이 섞은 가향커피가 있죠

 

이렇게 오일이나 시럽을 넣고 맛있게 비벼주면 이전부터 내려온 "헤이즐넛 커피" "바닐라 커피" 같은 맛이 첨가된 가향커피가 만들어지죠

 

 

 

이와 결이 비슷한 장르로는 배럴에이지드 커피라고 위스키를 담았던 오크배럴에 생두를 넣어놨다가 로스팅을 하는 커피도 한 장르로 구분되죠

 

이런 커피들은 옛날 옛적 미국이나 다방시절에 커피메이커로 내리는 껌정물을 그나마 맛있게 먹기 위한 방법으로 유행을 했던 시절이 있었죠

 

 

그리고 요 근래 등장하는 신세대 "가향" 커피들은 가공이 완료된 커피에 첨가하는 것이 아닌, 생두가 되기 이전, 즉 발효 중에 커피에 다른 재료들을 '첨가'하는 커피들입니다

 

 

이렇게 모든 가공이 마치기 이전에 발효 상태에서 다른 향미요소를 추가해 인위적으로 향미를 추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래저래 논란이 많은 이런 방식은 정확히는 가향이 아닌, 'infused' 커피로 구분지어 부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자주 묻는 질문들을 볼까요?

 

 

질문1. 이런 'infused'커피들은 무산소 발효가 아닌건가요?

A: 무산소 발효 하위 장르 중 하나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무산소 발효 중 저런 기타 외부 재료를 넣어서 인위적으로 생두에 재료의 향미를 넣습니다.

 

질문2. 그럼 무산소 발효는 전부 저런 특이한 맛이 나나요?

A: 저의 짧은 커피 경험으로는 무산소가공은 특유의 발효뉘앙스와 인텐스 있는 복잡한 톤을 줍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아는 "웰치스 그레이프","리치","시나몬","민트" 같이 너무나도 명확한 향미노트가 빡! 코를 뚫어주지는 않습니다

 

질문3. 그럼 왜 이렇게 infused 커피 반대파들은 이 커피를 싫어하는 건가요?

A: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투명성'입니다. 이게 커머셜급 생두인지, 뭘 첨가를 했는지, 알러지 반응은 없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정말 깔끔하게 가공과정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도, 최종 공급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 "그냥 무산소 커피라서 그래요"라는 말로 퉁치면 기존 소비자들은 그냥 '무산소=가향'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앞으로 나올 더 복잡한 가공방식까지도 그냥 '무산소'로 넘겨짚기 쉽다는 것이죠

 

이렇게 투명하지 않은 몇몇 농장과 공부하지 않는 최종공급자가 빚어내는 끊임없는 논란 때문에 더 반대하게되지 않은가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infused 커피의 발전은 '장르의 다양화'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마시지는 않는 편입니다

 

무산소 발효 커피도 발효취가 꽤나 되는 편인데, 그걸 굳이 향으로 덮은 느낌이 나기도 해서 기피하는 편입니다

 

커피? 맛만 좋으면 그만입니다! 허허

 

다양하게 즐기시되, 구분은 명확하게 하면 좀 더 즐겁게 커피를 알아갈 수 있을거 같아 간단히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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