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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의 에세이/토마스의 일상

<더 정진 월간 세미나: Design Your Water> 후기

by CGT 토마스 2023. 6. 8.

 

 

4월 15일 토요일, 정수필터 회사로 알려진 더 정진에서 진행한 물과 커피 세미나를 다녀왔습니다.

 

이제껏 다양한 부류의 커피 세미나를 꾸준히 참여해왔었지만, 막상 커피 추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에 관련된 세미나는 브리타의 리미네랄 세미나 이후 한동안 참여한 적이 없었습니다.

 

물에 관련해서 혼자서 이런저런 해외 자료를 공부하고, 서리님이 공유해주었던 자료를 보며 나름 독학은 했지만, 왠지 전문적인 세미나에서는 더 심도깊은 내용을 다룰 것 같아서 참여해보았습니다.

 

 

세미나의 금액은 7만원이었습니다.

 

커피에 관련된 세미나 치고는 큰 금액이라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되는 금액이라 나름 의미있는 소비라고 생각하고 뿌듯해지는 마음과 함께 세미나를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출발하기 전, 경기권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짜보는 와중에 길이 너무 익숙했습니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회사가 성수동에 위치했었습니다. 예전에 한창 카페투어 다니던 그 코스였었죠.

 

덕분에 세미나 이후 일정으로 성수동 카페투어도 겸사겸사 같이 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허허

 

 

세미나의 구성은 간단하지만 명확했습니다.

 

'수소, 나트륨, 그리고 카본 필터' - 이 세 종류의 필터를 통해 정수된 물을 마셔보고, 이 필터들이 어떻게 커피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온전히 집중한 세미나였습니다.

 

 

세미나는 총 3부로 진행되었습니다.

 

1부 - 커피와 물에 대한 이해와 트렌드(블랙워터이슈 서리 에디터님)

2부 - 카페에서의 대표적인 수처리 방법(더 정진 대표님)

3부 - 현장에서의 필터 브루잉 전략과 워터 필터의 활용 및 관능적 경험 (벙커컴퍼니 박승규 대표님)

 

 

먼저 1부로 진행된 서리님의 세미나는 화긱라를 보시던 분들은 어느정도 아실만한 내용에서 조금 더 정돈된 설명을 진행해주셨습니다.

 

라이브보다는 좀 더 많은 내용을 설명해주셨지만, 처음에 '카페를 운영하며 필터를 필드에서 사용하시는분들'을 찾으셨을 때, 한분만 계셨고, '물에 관해서 어느정도 안다'고 답하신 분들도 절반이 안되는 정도라 중급 레벨의 설명으로 세미나를 진행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 분들 세미나와 시음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시기 위해서 "총경도와 알칼리니티", ''정수필터가 커피추출을 위한 물을 만들 때 어떤 역할을 하는가' 그리고 '정수필터를 거친 물이 에스프레소/필터커피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의 이론적인 핵심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셨습니다.

 

 

 

2부는 더 정진 최금두 대표님의 '수처리  방법'에 관련된 주제였습니다.

 

'전처리 필터의 설치 유무에 따라 얼마나 원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환경문제가 지속됨에 따라 높아지는 중요성,' 그리고 '각종 필터들에 대한 필드에서의 실질적인 적용법' 등 정수필터에 관련된 해박한 지식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2부에서 진행된 '전처리 필터'에 관련된 얘기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이 전처리필터의 시작부터 시대가 바뀌며 나타나는 내부구성의 변화, 원수정수처리를 통해 필드에서 얻게되는 장점들을 알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세미나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었습니다.

 

2부가 종료된 후 3가지 필터로 정수된 물을 시음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랜덤하게 제공된 물을 맞추는 퀴즈도 이때 진행되었습니다.

 

 

 

3부는 벙커컴퍼니 박승규 대표의 '현장에서의 필터브루잉 전략 & 워터필터의 활용과 관능적 경험'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였습니다.

 

아마 카페를 운영하시거나 필드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가장 흥미롭게 들을 수 있는 주제의 세미나였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파트였습니다.

 

각각의 필터를 적용했을 때 느낄 수 있었던 '매장에서의 활용도와 고객들의 반응'을 가감없이 들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시음용 커피로 사용한 원두도 세미나에 참여한 분들에게 주셨는데, 그 커피와 관련해 커피가공에 대한 얘기도 어느정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크게 공감이 가는 내용들을 많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도 시도해봤지만, 요즘은 산지랑 소통만 가능하다면 소형로스터리에서도 '돈과 야망만 있다면' 이런 실험적인 가공을 적용한 나만의 개성있는 커피를 언제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세미나였습니다.

 

그리고 각 정수필터로 물린 자동브루어 머신으로 추출된 커피를 랜덤으로 제공받아 필터를 맞추는 퀴즈를 이때 진행했습니다.

 

 

 

카페에서 근무했을 때 그리고 컨설팅을 다니며 많은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는 파라곤, 브리타, 3M, 에버퓨어 등의 모든 종류의 필터를 경험해보긴 했지만, 이렇게 한 곳에서 바이패스 없이 정수된 필터 본연의 힘을 100% 발휘한 물을 마실 기회는 이런 물 관련 세미나나 카페쇼를 참여하지 않고는 사실 경험해보기 힘듭니다.

(사실 정수된 물을 '바이패스 0%의 물'로라고 적어야 할지, '필터 100%의 힘을 발휘한 물'이라고 적어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사실 '물맛이 그게그거지!'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물의 맛을 예민하게 혀에 각인시키지 않는 이상 물을 구분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 종류의 필터로 정수된 물을 옆에 두고 하나씩 바로 옆에서 비교시음해보았을 때, 놀랍게도 각각의 뚜렷한 특징을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느낀 점을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구술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트륨은 미끌거림+응축됨+아주 약간의 짠맛

카본은 약간의 자극+탄산감+입안을 채우는 느낌

수소는 부드러움+풀어지는 구조감

 

 

수소필터와 탄소필터는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는 필터의 종류이기 때문에 자주 접해보았을 물의 맛입니다. 사실 두 필터로 여과된 물의 차이는 얼마나 혀에 부드럽게 깔리는가? 정도였습니다.

 

카본으로 정수된 물이 우리가 흔히 마시는 집에서 정수기를 통해 마시는 일반적인 물이라고 한다면, 수소이온필터는 우리가 카페를 운영하며 가장 많이 쓰는 제품이라 카페에서 마시는 뭔가 부드러운 느낌의 익숙한 물일 듯합니다.

(사실 집에서 마시는 물은 RO필터처리를 한거지만 얼추 느낌이 그렇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허허)

 

 

 

이번 세미나는 필터별 물 3종류 + 각각 필터별 추출한 필터커피에 사용된 필터를 맞추는 총 6개의 문제와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다 맞춘다면 필터 하나를 상품으로 받아가는 엄청난 기회였죠!

 

서리님이 참여하신 분들에게 '혹시 다 맞출 수 있을거 같은 분 손 들어달라'고 물어봤을 때, 호기롭게 손 들었다가...

저 혼자만 들었었네요 허허...

 

그리고 그 호기로웠던 저의 자신감의 결과는?

 

나트륨 필터를 제외한 나머지 수소필터, 카본필터 다 틀렸습니다 허허

 

 

사실 직접 각각의 필터를 아는 상태에서 마셨을 때는 너무 직관적으로 다르다는걸 느낄 수 있지만, 블라인드로 진행했을 때는 필터별 특징이 혀에 주는 자극을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저 '카본필터에서 나오는 특유의 혀를 자극하는 느낌 때문에 나머지 물이나 커피를 마실 때 영향을 줬을거야! 이 둔감한 혀!' 라고 생각하며, 부끄럽지만 이렇게 제 자존심을 지켜보고 싶네요 허허

 

하지만 나트륨 필터에서 나오는 응축된 느낌은 물 자체 그리고 추출된 커피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커피에서 쥬시한 느낌을 더 응축시켜 표현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전에 칵테일 만들 때 소금농축액(Saline Solution)을 넣어서 맛을 끌어올리는 걸 차용해서 집에서 아이스커피를 추출할 때 종종 용액을 넣은 물로 추출을 했었었는데, 나트륨 필터로 추출한 커피는 바이패스 없는 100%의 물을 사용해서 그런가 그 특유의 맛이 응축된 느낌이 증폭되서 나오는 느낌이었습니다. 과장해서 얘기해보자면 알로에과육 같은 마우스필의 커피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중에 세미나가 끝나고 후기를 발표하며 밝혀졌지만,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이 아니었을 뿐, 세미나 현장에 계셨던 분들 대다수가 '바리스타 또는 커피/요식업계에서 근무하시는 전문가' 분들이셨습니다.

 

이러다보니 이런 사실을 다들 세미나 시작하기 전에 얘기해주셨으면 좀 더 긱하고 딥한 내용을 세미나에서 들을 수 있었지 않았었었을까 생각하며 아주 쪼오끔 아쉬웠네요 허허

 

 

그래도 전체적으로 '물에 관련한 필드에서의 실용적인 적용법'과 '직관적으로 느끼는 필터별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세미나였습니다. 물론 기부까지 참여하게 되니 더더욱이 뜻깊은 세미나가 된 듯 합니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한 더 정진, 그리고 많은 자료와 인사이트를 제공해주신 서리님, 최금두 대표님, 박승규 대표님.

유익한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다양한 구성의 세미나가 자주 열리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물 관련 세미나를 더 많이 참여해보고 싶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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